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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고한 가해자? 먼저 맞고도 ‘학폭 가해자’가 된 아이들

  • 구분 일반
  • 작성자 법무법인 태림
  • 작성일 2026-03-12
  • 조회수 341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는 빠르게 움직인다.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아이에게는 곧바로 조치가 내려진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건의 맥락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학교폭력 사건을 다루다 보면, “우리 아이가 먼저 맞았는데 왜 가해자가 됐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이 질문 속에는 억울함과 함께, 현행 학교폭력 대응 체계의 구조적 문제가 담겨 있다.

 

중학교 2학년 민수(가명)는 점심시간에 같은 반 친구로부터 갑자기 뺨을 맞았다. 순간적으로 그 친구를 밀쳤고, 친구는 뒤로 넘어지면서 팔꿈치에 찰과상을 입었다. 그날 저녁, 넘어진 친구의 부모가 학교에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민수는 폭행 가해학생으로 지목되었다. 민수가 먼저 맞았다는 사실은 쌍방 다툼으로 처리되었고, 결국 민수에게는 서면사과와 접촉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정작 먼저 때린 친구는 민수 부모가 별도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았다. 민수 부모는 뒤늦게 “우리도 피해 신고를 해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학폭 절차에서는 신고한 쪽이 피해자, 신고당한 쪽이 가해자로 출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지은이(가명)는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 한 친구와 말다툼을 했다. 상대 친구가 먼저 “너 진짜 재수없어”라고 했고, 지은이도 “너나 잘해 짜증나게 하지 말고”라고 응수했다. 며칠 뒤, 상대 친구 부모가 지은이의 메시지를 캡처해서 사이버폭력으로 신고했다.

 

학폭위에서 지은이는 사이버폭력 가해학생으로 심의 대상이 되었다. 상대방이 먼저 한 말은 맥락으로만 언급되었을 뿐, 별도의 조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지은이에게는 서면사과와 특별교육 이수 처분이 내려졌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피해학생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이 취지 자체는 옳다. 그러나 실제 운용에서는 누가 먼저 신고했는가가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르는 기준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학폭위 심의는 신속하게 진행된다. 심의요청 후 14일 이내(7일 연장 가능)에 심의가 열리고, 그 짧은 시간 안에 사건의 전후 맥락을 충분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목격자 진술이 엇갈리거나 CCTV가 없는 경우, 신고 내용 중심으로 심의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호폭력 상황에서도 더 다친 쪽이 피해자로 인정받는 경향이 있다. 먼저 맞고 밀친 민수의 경우, 상대방의 찰과상이라는 눈에 보이는 피해가 결정적이었다. 정당방위의 법리가 성인 형사사건에서도 좁게 인정되는 현실에서, 학폭위가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학폭 가해학생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비교적 경미한 1~3호는 졸업과 함께 삭제될 수 있지만, 6~8호 같은 중대 조치는 졸업 후 4년까지 남을 수 있다.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이 기록은 치명적이고, 요즘은 이러한 기준을 정시에서도 반영하려는 학교도 늘고 있다.

 

“난 맞기만 했는데 왜 내가 가해자야?”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해줄 어른이 없을 때, 아이들은 세상의 정의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민수는 그 일 이후 학교에서 ‘폭력적인 애’로 낙인 찍혔고, 지은이는 친구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채 전학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흥분한 상태에서 학교에 먼저 연락하는 것보다 증거 확보가 우선이다. 자녀의 진술을 녹음하거나 메모로 남기고,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확보한다. 상해가 있으면 즉시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는다. SNS상에서의 갈등이라면 그 방을 나가지 말고, 나간다면 전체 맥락을 확인할 수 있도록 대화내용을 백업해두어야 한다.

 

상대방이 먼저 신고했더라도 우리 아이가 먼저 맞았거나 쌍방 폭행이 의심된다면 피해 신고를 별도로 해야한다. 굳이 싸움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이해하나 학폭 절차에서는 신고하지 않으면 피해자로 인정받기 어렵다. 더구나 자체해결을 원하는 경우 쌍방 신고 사안과 일방 신고 사안의 해결 난이도도 다르다. 신고는 사건 발생일로부터 늦어도 학폭위 개최 전까지는 해야 심의에 반영된다

 

학폭위에서 직접 발언할 시간은 길지 않다. 사건 경위선제 도발 사실정당방위 주장자녀의 평소 학교생활목격 학생들의 확인서 등을 서면 의견서로 미리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단계에서 어떤 논리를 세우느냐가 학폭위 결과뿐만 아니라 향후 벌어질 수 있는 행정심판행정소송 단계에서도 핵심 키가 된다.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된다면 처분이 있음을 안날부터 일 이내,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처분을 안 날부터 일 이내 또는 처분이 있은 날 부터 년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행정심판 혹은 행정소송까지 가는 경우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학폭위 단계에서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학교폭력은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억울함이 생겨서는 안 된다. 맥락 없이 결과만 보고 가해자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피해자 보호라는 본래의 취지마저 훼손한다. 다만, 무고한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그리고 자녀가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제대로 대응하려면, 학폭 절차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건, 결국 옆에 있는 어른들이다.(법무법인 태림 수원 분사무소 김정현 변호사)

 

출처 : 미디어파인(https://www.mediaf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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